빌베이, 2023년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 지정됐지만 현재 협상 중
유사 적응증인 리브말리 급여과정에서 수혜 얻나

허가-평가-협상 시범사업 1기 대상 약제인 입센코리아의 '빌베이'가 일반 등재 절차와 큰 차이 없는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유사한 적응증을 가진 녹십자의 '리브말리'가 오히려 어부지리 효과를 누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빌베이는 지난 2023년 6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의 첫 품목으로 선정됐다. 허가부터 평가와 협상을 연계함으로써 식약처 허가 120일, 심평원 급여평가 150일, 건보공단 약가협상 60일 등 총 300일이 넘는 기간이 상당기간 단축시키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된 시범사업이다.
빌베이는 생후 3개월 이상 영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됐으며 담즙산이 간으로 재흡수되는 것을 방지해 담즙 정체로 인해 발생하는 중증 가려움증에 효과를 보인다. 질병 환자의 수가 적고 치료대안이 없어 시범사업 약제로 선정됐다.
작년 8월 식약처 허가를 획득한 이후 급여과정에서 난항을 겪기도 했다. 심평원은 간 수치 악화와 가려움증 정도 두 가지 모두를 급여기준으로 제시한 반면 회사는 1개로 설정해야 한다고 해 엇갈렸기 때문이다.
4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문턱에 거렸지만 이후 이달 10일 개최된 약평위에서는 급여적정성이 있는 것으로 심의됐다. 협상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결정이 남았다.
문제는 허가와 평가, 협상까지 급여등재 기간을 단축하려고 했던 의도와 달리 현재로서는 일반 등재 절차 속도와 다르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는 허가-평가-협상 병행 시범사업이 급여등재 시점을 앞당기겠다는 목표는 있지만 급여를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빌베이와 동일하게 1차 시범사업 약제로 선정됐던 소아 신경모세포종 치료제인 레코르다티코리아 '콰지바'는 이미 작년 12월 1일자로 급여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약제는 등재기간을 240일에서 165일로, 75일을 단축했다.
빌베이의 급여 과정이 늦어지면서 녹십자의 리브말리가 유사 적응증을 바탕으로 급여 등재에서 수혜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리브말리는 허가 적응증은 '만 1세 이상의 알라질증후군 환자에게 나타나는 담즙 정체성 피부 가려움증'의 치료다. 지난 6월에는 리브말리의 건강보험등재를 요청하는 국회 청원도 제기됐다.
소아 대상 희귀질환 치료제인데다, 빌베이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유사 적응증을 가진 약제인 만큼 급여등재에서 수혜를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