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선 수출 영향 제한적… "펀드 비롯 미국 시장 확대 기대"
2000억 규모 펀드서도 수혜 관심
다국적사 사이에서는 수익성 우려도

출처=백악관 및 대통령실 홈페이지, 이미지 = 이우진
출처=백악관 및 대통령실 홈페이지, 이미지 = 이우진

한국과 미국의 관세 협상 타결로 의약품 상호관세가 기존 25%에서 15%로 낮춰지며 국내 제약바카라 토토업계는 최혜국 대우 적용에 안도하고 있다. 한국 기업은 미국 시장 확대와 공급망 강화 기회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며, 20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 추가조성의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국내 진입 다국적 제약사 사이에서는 신중론과 수익성 우려도 나온다.

관세 협상 타결 이후인 지난 7월 31일 국내 제약바이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 보면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과 관련해 우리 제약바이오는 그 타격이 크지 않거나 향후 펀드가 만들어질 경우 투자 관심을, 일부 다국적사 등에서는 수익성을 악화하는 사뭇다른 시선이 느껴진다. 

 

"타격 없다, 오히려 기회다" 수출 안심하는 업계

일단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은 이번 협상이 어느 정도 선방한 결과라는 반응을 내놓는다. 국내 제약기업 내 한 관계자는 "해외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는 산업계 입장에서 최혜국 대우 원칙에 따라 대미 의약품의 관세가 15%로 설정된 것은 매우 긍정적이고 다행스러운 조치"라고 평했다.

당초 25%라는 수치 자체가 15%까지 내려간 만큼 적어도 다른 국가들과 동일한 입장이거나 오히려 더 유리한 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가 느껴진다는 뜻이다.

그는 또 한국이 가진 글로벌 수준의 제제기술과 제조역량을 감안하면 한국은 미국이 현재 추구하고 있는 의약품 공급망 강화라는 큰 틀에서 중국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실제 미국이 추구하는 관세 정책의 목적은 중국을 제외한 새 공급처 모색자국내 제조업 기반 재건인데 이 중 동맹관계를 구축한 한국 시장은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이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미국과 유럽에서 상당한 비중의 시장점유율과 경쟁력을 확보한 상태로, 미국이 중국 견제 기조에서 이러한 측면을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국기업과 의약품에 대한 신뢰도와 품질, 그리고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이미 미국에 진출한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들은 미국 시장 제조업 시설 인수, 판매과 관세 부담 등을 통해 이미 어느 정도 회피한 상황이다. 보툴리눔 톡신으로 미국에 진입한 휴젤이나 대웅제약도 기존과 동일한 조건으로 수출될 수 있어 문제가 없거나 파트너사의 관세 부담이 있는 만큼 실질적인 피해가 없을 뿐더러 최혜국 대우라는 점에서 현재와 같은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투자업계도 비슷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국내 한 VC 심사역은 "미국에서 수입하는 우리 나라 의약품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을 하는) 셀트리온이나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은 고민은 있겠지만 이미 준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제약 기업 입장에서 수출 경제에 큰 영향 없을 것"이라고 봤다.

또다른 투자업계 관계자 역시 "한국의 경우 우리가 투자하는 바이오텍은 기술이전에 의존하고 있고 판권을 넘기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어보인다. 작은 일부 업체가 부담을 느낄 수는 있겠지만 그들도 미국으로 향하는 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실제 이 날 나온 현대차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수출 비중이 연초 50%까지 상승했지만, 기업들은 2년 이상 재고 비축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15% 관세 부과 시 수익 악화가 예상되나 품목별 관세 미발표로 주가 영향은 제한적이다.

기업들은 원료 생산 또는 DP 충진을 미국 내에서 진행해 관세를 회피하는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으로 봤다.

반대로 CDMO(위탁개발생산) 업체들은 관세 구조에서 상대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 CDMO는 인건비 경쟁력과 기존 성과를 기반으로 유럽·인도와 비교해 비교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또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복합적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의약품 관세 확정 발표 전까지는 신중하게 대응 전략을 가다듬어야 한다"며 "2주 안에는 의약품 관세 관련 세부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결과에 따라 제약사들의 약가 협상 전략, 수출입 계획, 제품 포트폴리오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00억 달러, 한국 기업에게도 돌아갈까 기대까지

이번 무역 협상에서 또 하나 관심을 끈 것은 대미 투자 펀드 3500억달러 중 2000억달러를 바이오 분야에 추가 조성할 것이라는 발표였다. 물론 1500억달러는 조선업에, 남은 2000억달러 역시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 투자되지만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제약바이오분야에 조성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까닭에서다. 실제 앞서 나온 현대차증권의 보고서에서도 이같은 부분을 언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국 현지 생산시설 구축 또는 확장을 통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산업 생태계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기업은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을 확률이 크다. 현재 미국 내 제조시설 확충을 선언한 셀트리온과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하며 사업 준비에 나서는 롯데바카라 토토로직스 등은 증권가 내부에서도 우선 대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미국이 바이오 분야를 꾸준히 전략 산업으로 밀고 있는 만큼 미국 보건 안보 강화 즉 의약품 생산역량과 원료 문제, 미국 내 필요한 신약개발 및 감염 역량 대응강화 등 목표에 부합하는 기업의 지원 가능성도 언급된다. 

여기에 펀드의 목적 자체가 한국의 대미 투자를 통한 상호 협력 강화인만큼 미국 시장을 위한 투자 계획을 제시하는 기업 즉 연구개발(R&D) 투자, 생산시설 확충, 현지 기업과의 조인트 벤처 설립 등을 추구하는 회사가 지원을 받을 수도 있을 듯 보인다.

그 외 이미 미국 시장에서 제품을 출시하며 자체 판매망을 확보하고 있는 SK바카라 토토팜 등의 기업,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가진 회사들의 지원가능성도 업계 내에서는 추정하고 있다.

 

수입하는 기업은 오히려 부담 늘까 우려

걱정은 국내 제약바이오가 아닌 다른 곳, 다국적 제약사 사이에서 나온다. 미국이 한국산 의약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약속했지만 구체적인 관세율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계 아래 무관세 혜택을 받아온 의약품에 일정 수준의 관세가 새롭게 부과될 경우 기업 수익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관세보다 미국의 최혜국 약가(MFN) 도입 여부가 파급력이 더 클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 다국적 제약사 관계자는 "의약품 관련 최종 확정된 관세가 나오지 않았지만, 관세는 물론 MFN 모두 단일 변수가 아닌 복합적인 시장 전략 조정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관세 적용이기 때문에 수입 품목에 대한 가격 구조가 빡빡해질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성에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도입 신약의 약가를 높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MFN 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약가체계 전반에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예의주시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는 "관세는 오르는데, 현재 약가제도에서 신약의 적정 가치를 받을 수 없게되면 코리아패싱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국내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혹여 수입되는 의약품의 특징상 향후 신약 접근시 가격 인상이 향후 건보재정에서 국내 제약사의 약가 인하로 이어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추정을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한 국내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아직 아무 것도 정해지지 않아서 말을 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15% 관세가 적용된다면 못해도 국내 진입 약제의 가격이 15% 오른다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정부 입장에서도 이는 감안할 것이고 향후 그 부담이 국내 업계의 주요 품목(제네릭)에 1원이라도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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