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B-16673', 7월만 3상 임상시험계획 2건 승인
국내 시장 라이브 바카라 억제제 임부르리카, 브루킨사, 제이퍼카 경쟁중
비원메디슨(구 베이진)이 최근 만성 림프구성 백혈병(CLL) 및 소림프구성 림프종(SLL) 분야 차세대 표적단백질 분해제(Targeted Protein Degrader, TPD) 신약물질 'BGB-16673'의 국내 3상 임상시험을 시작한 가운데, 향후 브로톤 티로신 키나제(라이브 바카라) 억제제 중심의 CLL/SLL 시장에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비원메디슨은 지난 7월 3일과 30일 CLL/SLL 환자들을 대상으로 BGB-16673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확인하기 위한 3상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3일 승인된 임상은 '이전에 BTK 억제제와 BCL2 억제제에 모두 노출된 CLL/SLL' 환자를 대상으로 시험자 선택요법(①델라리십+리툭시맙 또는 ②벤다무스틴+리툭시맙 또는 ③베네토클락스+리툭시맙 재투여))과, 31일 임상은 ‘재발성/불응성 CLL/SLL 환자’를 대상으로 제이퍼카(성분 퍼토브루티닙)과 비교하게 된다.
국내에서 현재 CLL/SLL 치료제로 처방 중인 BTK 억제제는 비원메디슨이 보유한 '브루킨사(성분 자누브루티닙)'를 포함해, 존슨앤드존슨의 '임부르비카(ibrutinib)'와 일라이 릴리의 '제이퍼카(pirtobrutinib)' 등이 있다.
BTK는 악성 B세포의 생존과 발달에 영향을 미치는 신호전달 물질이다. 임부르비카와 제이퍼카 모두 BTK를 억제하는 기전의 약제로, 악성 B세포의 생존 및 확산을 억제한다.
다만, 세 약제간 세부 기전에서 차이가 있다.
1세대 BTK 억제제인 임부르비카와 2세대 약제 브루킨사는 BTK의 C481 잔기에 공유결합(Covalent)을 형성해 단백질의 활성을 차단한다. 이 기전으로 CLL/SLL을 효과적으로 치료하지만, 해당 부위에 돌연변이가 발생할 시 내성이 나타날 수 있고, 장기 투여 시 출혈, 심방세동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반면, 제이퍼카는 BTK 여러 부위에 가역적으로 비공유결합(Non-covalent)해 작용해 제이퍼카는 내성 기전 및 장기 투여 시 이상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작용해 왔다.
일라이 릴리는 지난 7월 30일 공식 웹사이트를 통해 3상 임상인 'BRUIN CLL-314' 연구에서 제이퍼카가 CLL/SLL 1차 치료에 있어 임브루비카 대비 객관적반응률(ORR)에서 비열등성을 만족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1세대 라이브 바카라 '임부르비카' 강세...브루킨사, 제이퍼카 추격
국내에서는 여전히 임브루비카의 처방이 강세다. 임브루비카는 2023년 9월부터 CLL/SLL 환자의 1차 치료제로 급여 적용된 첫 BTK 억제제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임브루비카의 연간 원외처방액은 2023년 44억739만6761원에서 2024년 58억4885만235원으로 약 32.7% 증가했다.
작년 6월 동일 대상에 급여 적용된 브루킨사도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작년 하반기 원외처방액은 약 1억4781만원에 그쳤다.
한국릴리도 급여 적용 후 처방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작년 8월 허가 및 12월 비급여 출시된 제이퍼카는 지난 5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향후 근거자료 추가 제출을 조건으로 통과했다. 현재 회사는 약평위 통과 후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상황에서 비원메디슨은 BTK 억제제의 내성 한계를 해결할 수 있는 BTK 분해제를 들고 나왔다. BTK 분해제는 해당 신호를 억제한다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제거하는 것을 목표로 작용한다. 즉, 돌연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보다 근본적인 차단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BGB-16673은 회사의 CDAC(Chimeric Degradation Activation Compound) 플랫폼 기술을 적용된 물질로, C481S, L528W, T474I 등 다양한 BTK 돌연변이에도 작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회사가 진행한 글로벌 임상 1/2상 'CaDAnCe-101' 연구 결과, 전체 재발성/불응성 CLL/SLL 환자에서 ORR은 84.8%로 나타났으며, 권장용량군에서는 93.8%로 분석됐다. 12개월 추적 시점에서 무진행생존률(PFS)은 77.4%였다.
더불어 현재 진행 중인 제이퍼카와의 직접 비교(Head-to-Head) 3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도출된다면, BGB-16673은 1차 치료만 아니라 라이브 바카라 억제제에 내성을 보인 환자들까지 사용군을 넓힐 가능성이 크다.
라이브 바카라 억제제가 점유하고 있는 CLL/SLL 시장에서, 향후 라이브 바카라 단백질 분해제라는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가 시장 내에서 견고히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