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시내에서 한 여성이 제법 독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스물 서너살 정도로 그러려니 하며 지나가려는데 제법 지긋한 어르신들이 지나가며 한 마디를 던졌다. 

"에이, 요즘 것들은."

어르신은 지나갔지만 그들이 남긴, 그 여성을 욕하는 말은 흩어지지 않고 남았다. 시대가 말세라느니, 요샛 것들이 어른을 봐도 담배를 안끄고 뻑뻑거리고 있다느니, 가정 교육까지 운운한다. 담배를 피던 그 여성은 이런 일이 익숙하다는 듯했지만 분노에 얼굴이 일그러졌다.

#. 몇 년전 공공심야약국제도 시범사업이 시행되던 당시 한 지역의 약국을 찾아간 일이 있었다. 그곳은 이미 제도시행 전 일반의약품을 판매하는 대형 약국의 모습을 띄고 있었다. 약국장인 젊은 약사를 새벽 1시까지 취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일을 물어봤다. 그 때 나왔던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주변 약국에 대한 비판이었다. 내용을 들어보니 약국을 열 당시 동네 토박이도 아닌 약사가 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 걸 두고 '젊은 약사가 돈독이 올랐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두 이야기 핵심은 한국 사회의 특징(이라면 특징)인 '나 때는 말이야' 문화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메가팩토리약국은 등장부터 성공과 비판을 함께 듣고 있다. 오남용 우려가 있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는 이들부터 지역 내 약국을 망하게 하려는 게 아니냐는 노골적 비판까지 쏟아진다.

하지만 많은 이들은 메가팩토리약국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하나둘씩 등장하려는 '창고형 약국'에서 '왜 이런 인터넷 바카라사이트 만들어야 했나'라는 지점을 고민하지 않는다. 유통의 핵심이 규모의 경제라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다. 언젠가 생길 약국의 형태였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그럼 이 약국을 만든 이들, 소위 의약분업 이후의 30~40대 약사를 먼저 파악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의약분업 이전 약사들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한약까지 함께 판매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수익원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스갯소리로 모 지역에서는 의약분업 전에 '약국을 하면 꼬마빌딩 하나 정도는 가진다'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의약분업 이후 약사사회는 크게 변했다. 처방전과 일반의약품, 건강기능식품, 그 외 의약외품 등을 판매할 수 있었다. 수익원이 줄어든 셈이다. 그 과정에서 소위 페이약사의 월급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 암묵적인 룰처럼 어느 지역은 5일 몇 시간 근무에 얼마 같은 가이드라인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배출되는 약사의 수가 늘어나면서 외려 젊은 약사의 평균 수익은 실제 줄어들었다.

하지만 약학대학교 입학을 위한 국가자격시험(피트)과 통합6년제 이후 늘어난 학비 등은 젊은 약사들에게는 온전히 기회비용으로 자리잡았다. 돈을 벌기 위해 약사가 되려 돈을 썼는데 정작 기성 약사와의 소득 격차는 크게 벌어져있고 이를 따라잡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영끌해서 내 약국을 여는 일은 점차 늘어났다.

젊은 약사 입장에서는 더 큰 수익을 위한 도전이 필요했다. 일부는 자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건강기능식품을 팔기 시작했고, 일부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해 약국 컨설팅으로 돈을 벌었다. 기성 약사들이 보여줬던 것이기도 하고, 2025년 현재진행형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다시 한 번 메가팩토리약국의 개국을 들여다 보자. 실제 <히트바카라사이트> 취재에서 나왔던 것처럼 해당 인터넷 바카라사이트의 제품은 싸지만 소위 '성지인터넷 바카라사이트'이라고 불리는 초저가 판매와는 다소 다른 형태다. 제품을 대량으로 들여오면서 깎는 사입금액에 적정 마진을 붙이다 보니 가격이 조금 더 비싼 것이 사실이다.

비타민을 2만5000원에 사입해 2만6000원에 팔면 손해 끝에 다른 중소형 약국의 판매고를 망가뜨리고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다.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결국 약사들이 싫어하는 '약값으로 장난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비춰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성 약사들 중 일부(이길 바라지만)는 창고형 인터넷 바카라사이트 긍정하는 약사들을 '강호의 도리를 어기는' 세력으로 보는 시각이 남아있는 듯 하다. 더 이상 수액을 팔 수도, 수십만원의 탕약을 줄 수도 없는 그래서 처방전에만 의존하고 약국대출을 갚는 젊은 약사들의 움직임을 그저 '돈독'이라는 간단한 단어로 치환하려 하는 듯한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앞서 나온 '왜 그들이 창고형약국을 만들려 하는지'의 이유를 조금 깊이 생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단순히 돈을 벌고 싶어하는 마음 이전에 이미 의약분업을 기점으로 갈라져버린, 돈 보다 중요한 상호이해 부족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젊은약사'와 논의를 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들의 문제를 함께 듣고 개선점과 중립점을 찾아야만 하는 때가 됐다.

메가팩토리약국이 규모의 시대에 01학번 약사가 만들어낸 '뉴 노멀'인지, 돈독이 오른 '젊은 것'이 만들어낸 시대의 괴물인지 다시 고민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