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혈 독립 유의성 확보 못 해..."다만 임상적 의미는 있어"

BMS는 자사 빈혈 치료제 '레블로질(성분명 루스파테셉트-aamt)'이 골수섬유증 관련 빈혈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3상 연구(INDEPENDENCE)에서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19일(미국 현지시각) 밝혔다.
이 임상은 레블로질과 야누스키나제 억제제(JAK 억제제) 병용요법이 골수섬유증 환자의 적혈구 수혈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지를 평가한 무작위 이중맹검 시험이다. 주요 평가변수는 치료 시작 후 24주 이내 연속된 12주 동안 수혈 없이 지낸 환자의 비율이었다. 리블로질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수치상 개선을 보였으나,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다(p=0.0674).
회사는 비록 1차 평가변수에서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레블로질 투여군에서 수혈 독립률이 수치적으로 높았고, 임상적으로도 의미 있는 개선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이러한 결과는 앞선 2상 연구(NCT03194542)에서 확인된 경향과 유사하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2차 평가변수에서 수혈 부담을 50% 이상(또는 4단위 이상) 줄인 환자 비율, 그리고 최소 12주간 수혈 없이 헤모글로빈 수치를 1g/dL 이상 증가시킨 환자 비율 모두 레블로질 투여군에서 더 높았다. 이상반응 발생 양상은 기존 적응증에서 확인된 안전성 프로파일과 유사한 수준이었다고 덧붙였다.
BMS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유럽의약품청(EMA)과의 마케팅 승인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앤 커버(Anne Kerber) 혈액암·세포치료 부문 개발 총괄 부사장은 "골수섬유증 환자에게서 빈혈은 시간이 지날수록 수혈 의존도가 높아지는 어려운 문제"라며 "레블로질이 수혈 부담 감소와 헤모글로빈 수치 개선에 의미 있는 영향을 보인 점에서 치료 대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임상 자문을 맡은 존 마스카레냐스(John Mascarenhas)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교수도 "골수섬유증에서 빈혈은 여전히 치료 난도가 높은 영역이며, 이번 결과는 레블로질이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레블로질은 BMS와 머크(Merck)의 공동개발 약물로, 현재 베타 지중해빈혈과 골수이형성증후군(MDS) 관련 빈혈 치료제로 미국에서 승인받아 사용 중이다. 2024년 리블로질의 글로벌 매출은 17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이번 임상 결과 발표 이후 BMS 주가는 1% 하락한 반면, 경쟁 후보물질을 보유한 디스크메디슨(Disc Medicine)은 투자 기대감으로 4% 상승했다는 분석도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