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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을 사는 시장… 투자자는 기업 투명성을 공부해야"

바이오 산업은 가능성을 사고파는 시장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이라는 말에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내포돼 있다. 임상시험은 그 불확실성의 중심에 있다. 아무리 정교한 설계와 설득력 있는 전임상 데이터를 갖추더라도,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임상은 확률 게임이며, 실패는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바이오 기업이 임상시험을 중단하거나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 시장은 자동 반사처럼 반응한다. 주가는 급락하고, 투자자들은 흥분한다. "속았다" "사기다" "이럴 줄 알았다"는 말이 댓글란을 채운다. 기술수출 기대감에 열광하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등을 돌리고, 경영진은 졸지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으로 몰린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장면은 한국 바이오 시장에서 반복되는 익숙하고 안타까운 풍경이 되고 있다.

오름테라퓨틱은 상장 두 달 만에 유방암 치료제 ORM-5029의 미국 임상 1상을 자진 중단했다. 회사는 위험 요소를 신속히 정리하고, 후속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발표 당일 주가는 30% 가까이 급락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IPO 당시부터 리스크가 예견됐다는 분석을 제기하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다.

하지만 전략적 관점에서 보면, 이는 오히려 신속하고 합리적인 결정일 수 있다. 독성이 드러난 후보물질을 무리하게 끌고 가기보다, 리소스를 조정하고 다른 파이프라인에 집중하는 방향은 장기적 리스크를 줄이는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시장은 그러한 맥락보다 '실패'라는 결과에만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역시 최근 유사한 상황을 마주했다.

신약개발은 본질적으로 실패 확률이 높은 여정이다. 성공률은 10%가 채 되지 않으며, 세포 수준에서 완벽했던 작용이 인간에서 무력화되기도 한다. 임상 1상은 사람에게 약을 처음 써보는 탐색 단계이고, 2상은 효능을 검증하는 실험이며, 3상에 이르러서야 상업화 논의가 가능해진다. 이 복잡하고 긴 여정을 마치 일확천금의 기회처럼 받아들이는 지금의 시장 구조에 분명 문제가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기술수출 기대감, 전임상 발표, 글로벌 행사 참여 소식만으로 베팅에 나서 잭팟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 기업이 개발 중인 약물이 어떤 기전인지, 어느 질환을 겨냥하는지, 임상 단계별 성공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묻지마 투자 뒤에 따라오는 분노와 비난은 그 책임을 모두 시장에 돌리는 방식일 수 있다.

한 업계 인사는 "임상은 실패가 기본값이다. 성공이 드물기 때문에 오히려 그 가치가 생기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이 구조를 이해하지 않고 기대만 앞세운다면, 어떤 기업도 이 시장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 기술력만으로 상장이 가능하지만, 임상 실패로 인한 위기를 다시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제도적 가교는 부재한 실정"이라며, "하지만 그 구조가 당장 바뀌지 않는 이상, 투자자라도 현실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한 약사는 신약개발을 결혼에 빗대어 설명했다. 세포 실험은 소개팅 세 번째 만남, 동물실험은 연애 초기, 임상 1상은 양가 부모님께 인사, 2상은 상견례, 3상은 결혼식, 허가는 혼인신고라는 것이다. 이 비유가 말해주듯, 신약개발은 긴 과정이며, 각 단계는 가능성을 확인하는 여정일 뿐이다. 만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왜 결혼을 못 했냐고 비난하는 건, 그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태도다.

물론 기업의 책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데이터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해석하거나 기술수출 기대를 기정사실처럼 언급하는 행위는 투자자 기대를 왜곡할 수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투자자 역시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감당 가능한 수준의 기대만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바이오 산업은 본질적으로 바카라 커뮤니티를 포함하는 산업이다. 그 바카라 커뮤니티조차 자산으로 전환될 수 있어야 기술이 축적되고, 기업이 성장한다. 구조적 문제는 제도적으로 보완되어야 하지만, 지금 이 구조 안에서 투자하고 있다면, 최소한 그 현실을 직시하고 있어야 한다.

바카라 커뮤니티를 곧 배신으로 해석하는 시장 구조는 결국 기술 기업들의 생존 기반을 약화시킨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는 투자심리가 장기 전략을 막고, 경영진은 과학보다 주가에 몰두하게 된다. 기술에 대한 신뢰는 성과가 나올 때만 유지되는 것이 아니다. 바카라 커뮤니티했을 때, 그 바카라 커뮤니티를 어떻게 감당하고 해석하느냐가 진짜 신뢰의 기준이다.

결국, 임상의 실패는 과학의 학습이며  다음 설계를 위한 자산이다. 그 실패조차 쌓여야 비로소 약이 된다. 그러나 지금의 시장은 이 실패를 '배신'으로 해석하고, '공격'으로 되갚는다. 그렇게 무너진 기업은 다시 일어설 기회를 갖지 못한다. 이것은 단지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바이오 생태계 전반을 갉아먹는 구조이자 문화다.

임상 실패가 곧 상장폐지나 기업 존속 위기로 이어지는 구조는, 혁신적 도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최소한 재정비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건부 회복 트랙이나 후속 자금 유입을 연계할 수 있는 제도적 완충 장치도 필요할 것이다. 이는 단지 기업 보호가 아니라, 산업 전체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기반 설계다.

투자자 역시 단기 수익이 아닌 기술의 구조적 리스크를 이해하는 태도가 요구된다. 임상 단계별 성공 확률, 타깃 질환의 난이도, 비교 파이프라인의 경쟁 상황 등을 스스로 점검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흔히 유튜브에 걸리는 '종목추천', 블로거의 하나의 글 등에 휩쓸려 올라타는 투자보다는, 공부하고 감내할 준비가 된 투자만이 산업의 존속에 함께 기여할 수 있다. 

임상 바카라 커뮤니티는 고통스러운 결과지만, 때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중요한 것은 바카라 커뮤니티 이후의 대응이며, 그 대응을 읽어내는 투자자의 안목일지도 모른다. 결국 바이오 산업이란, 불확실성을 어떻게 함께 견디느냐에 달린 생태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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