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ER301 연구, 뇌전이 환자군 하위 분석
바카라 전략군, 대조군 대비 두개강 내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위험 58% 감소
연수막전이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한 LAZARUS 연구 포스터도 발표

로스 수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가 LASER301 3상 연구 하위분석을 통한 바카라 전략의 뇌전이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황재선 기자
로스 수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가 'LASER301' 임상 3상 연구 하위 분석을 통한 '바카라 전략'의뇌전이 효능을 설명하고 있다. / 사진 = 황재선 기자

[마드리드(스페인)=황재선 기자] 지난 22일(현지 시각)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진행된 유럽종양학회(ESMO) 2023 연례 학술대회에서 '바카라 전략(성분 레이저티닙)'의 중추신경계(CNS) 효능을 입증한 구두 발표와 뇌연수막 환자에서 '페메트렉시드(Pemetrexedㆍ제품명 페메드에스)'의 안전성 및 유효성을 소개한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유한양행이 개발한 렉라자는 현재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와 EGFR T790M 변이 양성 2차 치료제로 허가 받은 항암제다. 회사 측에 따르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뇌전이가 빈번하게 발생되기도 하는데, 수치적으로는 약 1.8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뇌전이 발생률은 폐암 진단 이후부터 시간이 흐름에 따라 꾸준히 증가한다.

이번 연구는 'LASER301' 임상 3상 연구 대상 393명 중 86명의 뇌전이 종양을 가지고 있는 환자를, 바카라 전략 투여군 45명(25%)와 '제피티닙' 투여군 41명(21%)으로 나눠 하위 분석을 진행했다.

발표 연자를 맡은 로스 수 싱가포르 국립암센터 교수에 따르면, 렉라자 투여군의 iPFS(두개강 내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은 28.2개월(95% CI : 14.8-28.2), 제피티닙군은 8.4개월(95% CI : 6.7-NR)이었다. 렉라자의 경우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은 5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HR=0.42, 95% CI : 0.20-0.89, P=0.020).

두개강 내 객관적 반응률(iORR)은 바카라 전략군이 94.4%, 제피티닙군이 73.3%로 나타났다. 두개강 내 반응기간(iDoR) 중앙값은 바카라 전략군에서 도달하지 못했고(95% CI : 8.3-NR), 제피티닙군은 6.3개월(95% CI : 2.8-NR)이었다.

아울러 두개강 내 질병 진행 억제 효능 평가에서 6개월 및 12개월 시점의 중추신경계 질병 진행 비율은 바카라 전략군에서는 각각 5%, 17%, 제피티닙군에서는 각각 18%, 26%로 나타났다.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이번 연구에 참여한 김범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이번 결과가 나오기 전부터 폐 CT, 뇌 MRI 등 영상의학과 자료를 보면서 렉라자가 뇌전이 효능이 있을 거라 생각은 했지만, 구체적인 데이터는 없었다"며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전향적 데이터가 처음으로 나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전이가 심해지면 두통 및 마비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뇌졸중처럼 한쪽이 마비가 되기도 한다. 환자의 전신 예후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 등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점에서 3세대 EGFR 변이 표적항암제로서 뇌전이를 줄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임상의들에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결국 뇌전이가 없던 사람들도 뇌전이가 생기는 걸 막을 수 있다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즉 바카라 전략가 일부 세포독성항암제보다 혈관뇌장벽(BBB)을 더 잘 뚫고 들어가 뇌전이 치료뿐만 아니라 중추신경계 질병 진행 예방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김범석 교수의 의견이다.

ESMO 2023 행사장에 공개된 'LAZARUS' 연구 포스터

한편 올해 ESMO에서는 연수막전이(LMS) EGFR 변이 양성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렉라자와 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자 주도 임상인 'LAZARUS' 연구의 결과가 포스터 형태로 공개됐다. '연수막'은 뇌를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으로, 연수막전이가 발생했을 시 전신에서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연수막전이 환자는 아무런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생존기간 중앙값이 4~6주에 불과하다. 경막 내로 화학요법 항암제를 투여하는 치료법이 있으나, 이마저도 생존기간 중앙값은 2~3개월에 불과하다.

연구진은 "EGFR 변이 환자 대상으로 표적항암제인 EGFR TKI 치료를 시도할 수 있지만, 1, 2세대 약물들의 경우 낮은 BBB 투과도 때문에 치료 효능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진은 연수막전이 EGFR 변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카라 전략와 페메트렉시드 병용요법을 실시했다. 이후 일정 기간마다 뇌연수막 검사를 실시해 뇌척수액에서 바카라 전략 농도가 얼마나 나오는지 확인했다.

치료 시작 3주 후, 유리 혈장 대비 뇌척수액에서의 바카라 전략 농도(CSF/Free plasma) 비율은 평균값 77%, 중앙값 50%를 보였다. 이는 기존 EGFR TKI 대비 높은 CNS 농도 결과다. 아직 추적 관찰기간이 충분하지 않아, 생존기간 연장 등 치료 효능에 대한 결과는 도출되지 않았다.

김범석 교수는 "뇌연수막 검사를 통해 전이가 발견될 경우,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옵션이 제한되고, 환자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진다"며 "뇌연수막에 전이된 암세포가 파괴되면서 뇌척수액을 통해 뇌 전체와 척수까지도 퍼질 수 있는데, 이 경우 환자는 뇌압이 금방 오르고, 마비 등 전신에서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현재 뇌연수막전이 환자는 철저히 의료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모든 비소세포폐암 대상 연구에서 이들은 임상 제외 대상으로 설정됐고, 이를 연구하는 제약사나 의료기관도 없는 상황이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대한항암요법연구회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병원 의사들은 팀을 꾸려 연구자 임상을 승인받았다. 연구에 필요한 약은 유한양행이 지원했다. 김 교수는 "놀랐던 부분이 기존 2년은 생각했던 환자 등록이 1년 만에 끝났다는 것"이라며 "아무런 치료옵션이 없는 연수막전이 환자들은 이 임상을 굉장히 큰 기회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뇌전이에서의 렉라자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연구는 있었지만, 뇌연수막전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없었다"며 "연구자 임상이므로, 이 연구가 국내 적응증 확대에 작용하지는 않겠지만, 우리나라의 임상 데이터를 참고해 사용하는 나라가 있으므로 아예 의미가 없지는 않다. 이번에 확인된 약동학적 특성이 추후 긍정적인 효능 결과로 연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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