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K바이오텍이 '신약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 오징어게임'서 이기는 법

김용주 리가켐비아오대표(왼쪽)와 김재은 퍼스트바이오대표는 혁신신약 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의 연합군이 되었다. /사진=조광연 기자.
김용주 리가켐비아오대표(왼쪽)와 김재은 퍼스트바이오대표는 혁신신약 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의 연합군이 되었다. /사진=조광연 기자.

"경쟁이라는 점에서 신약개발은 올림픽 경기를 닮았다. 그 속성을 들여다 보면 신약개발 경쟁의 무대는 올림픽 경기 못지 않게 치열하다. UFC 옥타곤처럼 땀과 피로 얼룩지는 무한 투쟁의 반복이다. 신약개발은 매순간 체급 제한 없이 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초싸움 경쟁이다. 최소 3등은 해야 신약개발자와 벤처기업은 살아남고 다음을 모색할 수 있다." 평생 신약개발을 향해 돌진한 배진건 아밀로이드솔루션 상임고문은 신약개발 현장을 이렇게 이야기 한다.

신약개발은 체급제한 없는 경쟁이라서 무자비하다. 미국 바이오벤처와 한국 바이오벤처는 투자 유치 금액의 단위가 다르다. K바이오생태계 안에서 50억, 100억, 200억원은 VC 지갑에 의존하는 비상장 바이오텍에게나, 유상증자라는 비상수단을 쓸 수 있는 코스닥 상장기업에게나 끌어다 법인통장에 충전하고 싶은 '한계 연료'다. 투자 환경이 나빠졌다해도 미국은 미국이다. 시리즈 A에서 1000억원을 거뜬히 모으는 벤처들이 적잖다. 막강한 돈으로 무장한 이들은 화끈하게 연구하고 진인사대천명한다. K바이오텍들은 작은 돈을 쪼개쓰며 가치를 키운다.

기업의 규모, 인력, 자금 등 경쟁의 조건이 이미 기울어진 운동장이지만 들어줄 사람조차 없어 하소연하지도 못한다. '신약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 오징어게임의 조건'은 'FDA 정문에 매달려 있는 골든벨'을 빠르고 정확하게 누르는 이가 승자다. '신약바카라사이트 아벤카지노 게임'의 속성이 이러하다. FDA까지 직접 가기 어렵다면 능력있는 주자, 빅파마에게 돈을 받고 바통(Baton)을 넘겨줄 수 밖에 없다. 빅파마는 가치가 입증되지 않은 바통은 받지 않는다. 비임상 데이터나 임상데이터가 탄탄한 바통이라야 받는다. 한데 탄탄한 데이터를 만들려면 엄청난 돈이 들어간다.

딜레마에 갇혀만 있으면 한국인이 아니다.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대표 김재은)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대표 김용주)는 4월 8일 항체·약물접합체(ADC)용 신규 페이로드와 저분자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내용인즉 ①향후 3년 내 차세대 ADC 페이로드를 포함한 2~4개의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목표로 ②리가켐바이오는 초기 공동연구비를 부담하고 ③개발 진행 상황에 따라 추가 연구비를 투입할 예정이며 ④도출된 후보물질에 대해 독점적 라이선스 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⑤제3자 대상 기술이전이 성사될 경우 수익을 사전에 정한 방식에 따라 분배한다는 것이었다. 영락없는 연합군 전략이다.

'2006년생 리가켐바이오'와 '2016년생 퍼스트바이오'가 손잡은 '신약 연구개발 연합군'은 그동안 바람직한 대안으로 제시됐던 '국내 바이오텍 간 기술 기반의 지속가능한 협력 사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두 기업은 어떻게 협력하게 된 것일까. 항체·약물접합체(ADC) 분야의 선두 주자인 리가켐바이오가 퍼스트바이오의 손을 잡은 것은 '퍼스트바이오의 저분자 신약 연구개발 역량'을 높게 평가한데 따른 것이다. ADC의 성능 좋은 새 페이로드와 콤비 자원으로 저분자 면역항암제 개발을 퍼스트바이오가 할 수 있겠다는 '사이언스적 믿음'이 새 협력 사례의 근간이 된 것이다.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옵션 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사진=퍼스트바이오.
공동연구 및 기술이전 옵션 계약 체결식 기념사진. /사진=퍼스트바이오.

기자에게 가끔 운수 좋은 날이 있다. 4월17일 오후가 그런데 대전 리가켐 본사에서 김용주 대표와 김재은 대표를 같이 만날 수 있었다. 제대로 인사할 겨를도 없이 김용주 대표에게 '규모도, 자금도 부족한 우리나라 바이오벤처의 출구는 어디에 있겠느냐'고 질문했다. 그는 "20년전부터 연합군을 강조했다"며 "우리는 단독으로 하는 과제가 없다"고 답했다. "내부에서 다하기에 한계가 있어 외부와 콜라보레이션으로 눈을 돌렸고 2024년만 100개 이상 협력 기업을 만났다. 내 기준은 오직 사이언스다. 그동안 연구비 지원을 하는 협력도 꽤 있지만 퍼스트바이오와 협력 규모가 제일크다."

'왜, 퍼스트바이오를 연합군의 협력 파트너로 선택했냐'고 김용주 대표에게 질문했다. 망설이지 않고 그는 "김재은 박사와 그의 바이올로지 사이언스를 사노피에 있을 때부터 잘 알고 있었다. 한 14년 알고 지내는데 퍼스트바이오를 만들기 전에 김 박사를 리크루트하고 싶었다. 퍼스트바이오에는 톱 티어 케미스트가 3명이나 있는데다 김 박사라는 훌륭한 바이오로지스트가 있다"고 말했다. 피땀으로 세공중인 리가켐 ADC 기술이 펄펄 날도록 퍼스트바이오의 기술이 화룡점정을 찍어줄 수도 있다는 과학적 신뢰가 김용주 대표 마음속에 굳건한듯 보였다.

'연합군 최종 계약'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을까. 김재은 대표는 "2024년 설연휴 마치고 첫 일을 하는 금요일 연락을 주셨다. 미팅하자고 하셔서 언제가 괜찮으시냐 했더니 월화수목금 언제든 괜찮다고 하셨다. 평소 가볍게 이야기 하다 시리어스하게 연락을 주셔서 없던 모델이 나왔다. 초기 과제를 같이 픽하는데, 연구비를 주시고 향후 프라핏도 나누는 별도의 라이센싱 계약으로 심화되어 나올 수 있게 됐다."고 협력의 과정을 기억했다.

기억은 다르게 적히는 법인가 보다. 김용주 대표가 협력 계약을 맺기로 결심한 극적인 계기가 있다. "첫 미팅에서 김 박사가 퍼스트바이오 파이프라인을 다 소개했다. 그 때 공동연구 과제를 양쪽 합의로 하나 정했는데 그것은 우리가 몇년동안 고민하던 문제가 포함된 과제였다. 김 박사는 일주일 뒤에 '해결의 문자'를 보내 주었다. 몇 년 동안 고민하던 문제의 클루를 찾은 것 같았다. 일주일밖에 안됐는데, 공부를 해서... 캬, 우리가 몇년동안 생각을 못했네. 빨리합시다 빨리." 퍼스트바이오의 사이언스에 대한 신뢰가 협력을 이끌었던 것이다.

"숨은 고수가 많다"고 확신하는 김용주 대표와 "마음껏 신약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싶다"는 김재은 대표는 연합군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세계에서 밤낮없이 펼쳐지는 '체급 없는 신약개발 오징어게임'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겨내려면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기술과 기술이, 돈과 기술이, 기존 제약회사들과 바이오벤처'가 연합군을 형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드오션이 된 오래되고 유명한 질병 타깃을 떠나 노블 타깃에서 퍼스트 클래스 신약을 개발하려면 '나는 너의, 너는 나의 지지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아오며 김재은 대표가 왜, 퍼스트바이오라는 벤처를 창업했는지 설명한 말들이 귓가를 맴돌다 가슴에 박혔다. "내가 만든 사이언스로 약을 만들어서 어떤 분의 행복한 하루를 선물할 수 있다면 이것은 내가 죽을 때쯤 돌이켜봐도 후회 없는 삶이 되겠구나 싶어 창업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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