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누가 잘하나 | 국산 신약 원외처방 3년간 원외처방 추이
반기 1000억원 선돌파한 HK이노엔, 허한속 달래려는 펙수클루
동생들 선전에도 여전히 잘나가는 카나브와 제미글로도

국산신약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정리하면 여전히 끝없이 올라가는 '케이캡'과 계단을 더욱 가파르게 올라가는 '펙수클루', 두 칸씩 점프하듯 오르는 '렉라자'의 흐름이 이어지는 모양새였다. 그 가운데 패밀리 제품에서 '형님 품목'의 성장세를 보여주는 '카나브'와 '놀텍', 소리없이 입지를 다지는 '자큐보'의 모습도 보였다.
<히트바카라사이트>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원외처방 실적이 집계되는 국산 신약의 3년간 반기 처방액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흐름이 보였다.
국산신약 상반기 처방에서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한 제품은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었다. 2025년 기준 처방으로만 반기에 1000억원을 넘기며 가파르게 실적을 올렸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제품의 절반용량인 25mg 제제의 처방이 크게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를 두고 내부에서는 유지요법으로의 처방 빈도가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용량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구강붕해정의 수요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2위를 기록한 제품은 동일 기전인 P-CAB 제제 '펙수클루'(펙수프라잔)이다. 이미 시장 내 경쟁 상대가 케이캡과 온코닉테라퓨틱스의 '자큐보'(자스타프라잔)이나 있다는 점에서 케이캡의 초기 성장세보다는 다소 둔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 이상이라는 점에서는 케이캡의 뒤를 충실히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3위를 기록한 품목은 유한양행의 항암제 '렉라자'(레이저티닙). 타그리소와 함께 2024년 1차 치료제 사용 이후 전년 대비 처방액이 크게 올랐다.
보령의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피마사르탄)이 올해 상반이 337억원으로 4위를 차지했다. 특허 만료는 물론 이미 복합제 등의 후발약제가 나와 있음에도 전년 대비 처방을 늘리는 기염을 보였다.
5위는 대원제약의 소염진통제 '펠루비'(펠루비프로펜)로 29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지만 호흡기질환 등의 환자 감소 등을 감안하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동생제품을 적극 알리고 있는 일양약품의 위장관질환 치료제 '놀텍'(일라프라졸)은 6위를 차지했는데 P-CAB 시장의 선전 사이에서도 227억원으로 전년 대비 성장했다.
7위인 LG화학의 고혈압 치료제 '제미글로'(제미글립틴)는 '제미메트' 등을 비롯한 패밀리 군의 선전 속에서 전년과 동일한 203억원의 처방액을 올렸다. 여기에 앞서 선행 두 제품 사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온코닉테라퓨틱스(제일약품)의 자큐보는 172억원으로 지난해 10월 출시 이후 올해 첫 반기 만에 블록버스터 진입이라는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움직이는 그래프, 이렇게 보세요
해당 그래프는 3년간 반기 원외처방실적을 각 연도별로 도식화한 그래프입니다. 하단에 표기된 연도(2023~2025)를 누르시면 각 품목별 반기 원외처방 추이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름차순/내림차순 정렬이 가능하며 각 품목의 순위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한편 성장세로 보면 가장 상승폭이 큰 제품은 신풍제약의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였다. 전년 600만원여에 불과했던 매출이 13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말라리아라는 특수성, 입찰 의존도가 높은 품목 판매 경향 등의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이를 제외하면 실제 성장률 1위는 렉라자로 전년 대비 무려 93.8%나 처방을 끌어올렸다. 여기에 일양약품의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28억원으로 78.9%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대웅제약의 역점 제품인 펙수클루와 당뇨치료제 '엔블로'(이나보글리플로진)가 각각 22.5%와 21.6%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했는데 엔블로의 경우 이같은 추이면 올해에는 블록버스터 자리를 완연히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JW중외제약의 '큐록신', 동화약품의 '자보란테'는 각각 89.5%와 48.8% 처방액이 줄어들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으며 부광약품의 간염 치료제 '레보비르'는 3억원 수준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하락세를 기록한 상당수의 제품은 실제 국산 신약 리스트에서 일찍 개발된 약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는 시장 조사 기관 유비스트 기준 '동일 브랜드', '동일성분'만을 기준으로 처방액을 작성했다. 이에 따라 패밀리 제품의 매출은 합산하지 않았다. 또 표본 조사이므로 내부 처방실적과는 일부 수치가 다를 수 있다.
